맹목의 덫 시즌 2 제15화 - 진동하는 심장, 뇌전(雷電)의 세례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지난 14화에서 아버지에 대한 가혹한 진실을 마주하고도 꺾이지 않았던 도우의 결연한 눈빛을 기억하시나요? 우상을 잃은 슬픔을 분노가 아닌 '사명'으로 승화시킨 도우 앞에, 이제 구궁의 가장 파괴적인 구역이 나타났습니다. 네 번째 관문인 '진궁(震宮)'은 그 이름처럼 벼락과 진동이 지배하는 곳입니다. 보이지 않는 전기적 신호를 다루는 집도의 도우에게, 눈앞에서 가시화되어 쏟아지는 거대한 전류는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요? 생명력을 앗아가는 뇌전 속으로, 도우와 함께 발을 내디뎌 보겠습니다.
1. 뇌전의 회랑: 진궁(震宮)의 위압감
이궁의 열기를 뒤로하고 들어선 네 번째 방은 차가운 금속성 냄새와 함께 고막을 찢는듯한 기계음이 가득했다. 천장과 바닥 사이에는 거대한 구리 기둥들이 숲처럼 늘어서 있었고, 그 사이사이를 푸른색 전류가 거미줄처럼 잇고 있었다. "이곳은 화이트 네트워크의 메인 전력 증폭실이야. 여기서 생성된 에너지가 서울 전역의 실험실로 공급되고 있지." 적혈이 특수 절연 장갑을 끼며 경고했다.
도우는 발을 떼기조차 조심스러웠다. 바닥 전체가 거대한 전도체였고, 공기 중에는 강한 정전기가 발생해 머리카락이 쭈뼛 섰다. "서린아, 이번에는 네 감각을 밖으로 뻗지 마. 공기 중의 전하량이 너무 높아서 네 신경계가 타버릴 수도 있어." 도우는 서린을 자신의 뒤로 숨기고, 티타늄 침 한 뭉치를 꺼냈다. 침들은 강한 자기장에 반응하여 도우의 손안에서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때, 천장의 스피커를 통해 진 회장의 변조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01호, 인간의 신경은 결국 전기 신호에 불과하지. 만약 그 신호보다 훨씬 강력한 '진정한 힘'이 네 몸을 관통한다면, 너라는 자아는 유지될 수 있을까?" 진 회장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구리 기둥 사이에서 거대한 전격이 도우 일행을 향해 쏟아졌다.
[보경당 의학 노트: 고전압 전류와 신경 마비의 메커니즘]
강력한 전류가 인체에 유입되면 뇌의 명령 체계보다 강한 신호가 근육에 전달되어 '강직성 수축'이 일어납니다. 도우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침을 이용해 신체의 저항값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전류 분산 침법'을 사용합니다. 이는 생물학적 신경계를 일시적인 절연체 혹은 도체로 변환시키는 극도의 정밀 기술입니다.
2. 침의 접지: 번개를 다스리는 집도의
콰르릉! 눈을 멀게 할 정도의 섬광이 도우의 눈앞을 들이쳤다. 도우는 반사적으로 티타늄 침들을 부채꼴 모양으로 바닥에 꽂았다. 침들은 접지(Grounding) 역할을 하며 도우와 일행 주변으로 흐르는 전류를 지하 암반으로 유도했다. "적혈 씨, 지금입니다! 저 기둥 사이의 노이즈가 발생하는 지점을 타격하세요!"
도우의 지시에 적혈은 전자기 펄스(EMP)탄을 장전하여 중앙 제어 장치를 향해 발사했다. 하지만 진궁의 보안 시스템은 만만치 않았다. 전기가 흐르는 공기 자체가 일종의 방어막 역할을 하며 탄환의 궤적을 뒤틀어버렸다. 오히려 반사된 전격이 적혈의 단말기를 태워버렸다. "빌어먹을! 기계적인 해킹은 안 먹혀!" 적혈이 당황하며 외쳤다.
도우는 이제 자신의 몸을 전도체로 활용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양손에 침을 쥐고, 자신의 팔에 흐르는 미세한 생체 전기를 티타늄 침의 진동과 동기화시켰다. 공기 중의 전하 흐름을 읽어낸 도우는 쏟아지는 전격 사이의 '빈틈'을 찾아내어 마치 투명한 길을 걷듯 전진하기 시작했다. 한 걸음이라도 어긋나면 전신이 타버릴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3. 진동하는 심장: 02호 실험체와의 조우
방의 중심부에 다다랐을 때, 거대한 테슬라 코일 위에서 전기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한 남자가 내려왔다. 그는 과거 도준과 함께 실종되었던 보경당의 수제자이자, 도우에게는 형 같은 존재였던 '02호 실험체'였다. "도우야... 넌 여전히 느리구나." 02호의 손끝에서 푸른 불꽃이 일어났고, 그 불꽃은 채찍처럼 변해 도우의 어깨를 감아쥐었다.
강력한 전기가 도우의 신경을 타고 흘러들어왔다.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요동치고 시야가 붉게 물들었다. "형님... 정신 차리세요! 진 회장의 노리개가 되지 마세요!" 도우는 고통을 참으며 02호의 가슴에 침을 날렸다. 하지만 02호는 자신의 몸을 고전압 상태로 유지하여 침이 닿기도 전에 열로 녹여버렸다. 물리적인 공격이 통하지 않는 최악의 상대였다.
도우는 깨달았다. 이 싸움은 힘의 대결이 아니라 '진동'의 대결이라는 것을. 도우는 자신의 심장 박동을 02호가 방출하는 전기의 주파수와 정확히 일치시켰다. 공명 현상을 이용해 상대의 에너지를 중화시키는 방식이었다. 도우의 몸에서 은빛 광채와 푸른 전기가 뒤섞이며 거대한 소용돌이가 일어났다. "심장의 진동은 속일 수 없습니다. 형님의 진짜 영혼은 아직 그 안에 있어요!"
[세계관 설정: '진궁(震宮)'의 에너지 공명 시스템]
진궁의 전투 시스템은 인간의 심장 박동과 뇌파를 외부 전력과 강제로 동기화시켜, 자아를 지우고 순수한 에너지체로 변환시키는 과정을 연구하는 곳입니다. 02호는 이 실험의 유일한 성공작으로, 신체 자체가 거대한 배터리와 같은 역할을 수행합니다. 도우의 공명 침법은 이 기괴한 에너지 순환을 역행시키는 유일한 해법입니다.
4. 15화 결말: 멈춰선 뇌전과 보이지 않는 위협
도우의 심장과 02호의 전기가 공명하는 순간, 귀를 찢던 기계음이 멈추고 정적이 찾아왔다. 02호는 가슴을 부여잡고 무릎을 꿇었다. 그의 몸을 감싸던 푸른 불꽃이 잦아들며, 아주 잠깐이지만 인간적인 눈빛이 돌아왔다. "도우야... 남산의... 지하... 더 깊은 곳... 그곳에... '진짜 형님'이 있어..." 02호는 이 말을 끝으로 과부하된 에너지를 견디지 못하고 의식을 잃었다.
진궁의 전력 공급이 중단되자 주변의 구리 기둥들이 빛을 잃었다. 도우는 기진맥진하여 바닥에 쓰러졌고, 서린과 적혈이 급히 달려왔다. "오빠! 괜찮아요?" 도우는 서린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섰다. 하지만 승리의 기쁨은 없었다. 02호가 말한 '진짜 형님'이라는 단어가 도우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럼 지금까지 자신이 보았던 도준의 환영과 진 회장의 말들은 모두 무엇이었단 말인가.
어둠에 잠긴 진궁 너머, 다섯 번째 방 '손궁(巽宮)'의 문이 열렸다. 그곳에서는 소리도, 빛도 없는 기괴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도우는 02호의 경고를 가슴에 새기며, 이제 구궁의 반환점을 향해 나아갔다. 진실은 점점 더 깊은 심연 속으로 가라앉고 있었고, 도우의 침은 이제 신의 영역이라 불리는 곳을 향하고 있었다. 제15화가 막을 내린다.
[포스팅 마무리: 작가와 독자의 소통 타임]
독자 여러분, 오늘 15화는 전율 그 자체였습니다. 전기를 다루는 02호와의 대결과 도우의 공명 침법, 어떻게 보셨나요? 특히 02호가 남긴 '진짜 형님'에 대한 떡밥은 앞으로의 전개에 엄청난 반전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도우가 구궁을 돌파할수록 진실은 더 선명해지는 것이 아니라 더 모호해지는 느낌인데요.
과연 다섯 번째 방 '손궁'에서는 또 어떤 기괴한 시련이 도우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바람이 지배하는 그곳에서 도우는 소리 없이 다가오는 위협을 어떻게 감지할지, 여러분의 상상력을 댓글로 공유해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이 도우에게는 가장 강력한 절연체가 됩니다.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리며, 저는 16화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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