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목의 덫 제35화 - 금기의 개방, 심장을 뚫는 마지막 사효(死效)
폭우가 쏟아지는 서울 한복판, 청와대 인근의 지표 아래 100미터 지점에는 지도에도 기록되지 않은 '국가안보연구소 제4구역'이 존재했다. 이곳은 위원회의 실질적인 심장이자, 도준과 같은 실험체들을 양산했던 모든 데이터가 집약된 성역이었다. 도준은 입구의 삼엄한 레이저 보안망 앞에 섰다. 가슴에 꽂은 은침의 약효가 온몸의 신경을 칼날처럼 세우고 있었다. 빗방울이 바닥에 닿는 소리조차 천둥처럼 거대하게 들릴 만큼 도준의 감각은 비정상적으로 확장되어 있었다. 그는 작두를 고쳐 쥐며 나직하게 읊조렸다. "엄마, 이제 정말 마지막 진료예요."
광기어린 진입: 인간이기를 포기한 자의 사투
철문이 열리자마자 쏟아진 것은 수십 발의 특수 마비 탄환이었다. 하지만 도준은 이미 그 자리에 없었다. '천마강신'의 약효는 그의 반사신경을 물리 법칙 너머로 끌어올렸다. 도준은 벽을 차고 날아올라 천장에 매달린 채 은침을 난사했다. 침끝에는 유진의 '역세의 독'이 묻어 있어, 스치기만 해도 요원들의 신경계는 과부하로 타버렸다. 복도는 순식간에 비명과 쓰러지는 육체들로 가득 찼다. 도준은 고통을 느끼지 못했다. 아니, 고통조차 정보로 치환되어 그의 뇌로 전달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을 가로막는 강화 유리벽을 작두날로 단숨에 가른 뒤, 연구소의 중추인 '중앙 서버실'로 직진했다.
서버실 앞을 가로막은 것은 위원회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최종병기' 0호기였다. 그는 도준보다 훨씬 거대한 체구에, 온몸이 기계 의수로 대체된 사이보그에 가까운 존재였다. "실패작 07호, 드디어 돌아왔군." 0호기의 기계적인 목소리에 도준은 서늘한 미소를 지었다. "나는 실패작이 아니야. 당신들을 해부하기 위해 완성된 정답이지." 두 괴물의 충돌은 지하 기지를 통째로 흔들었다. 도준은 0호기의 압도적인 힘에 밀려 벽을 뚫고 튕겨 나갔으나, 그 찰나의 접촉에서 0호기의 관절 접합부에 마비 침을 박아 넣는 정교함을 보였다. 피를 토하면서도 멈추지 않는 도준의 공격은 이미 생명의 불꽃을 불사르는 단말마와 같았다.
제문의 결단: 불타는 은신처에서의 마지막 증언
같은 시각, 불타는 은신처에서 요원들을 막아내던 제문은 석구와 함께 비밀 탈출로를 통해 빠져나왔다. 그의 손에는 도준이 남긴 마지막 명단과 위원회의 모든 죄악이 담긴 저장 장치가 들려 있었다. "석구야, 넌 이걸 가지고 방송국으로 가. 나는 도준이한테 가야겠다." 제문은 피투성이가 된 어깨를 움켜쥐며 차를 몰았다. 경찰로서의 명예도, 안정된 미래도 포기한 지 오래였다. 그에게 남은 유일한 사명은 도준이라는 한 인간이 짊어진 비극적인 짐을 세상에 대신 증명해 주는 것이었다. 제문은 도준이 향한 연구소 입구에 도착해, 몰려드는 특수부대원들을 향해 권총을 고쳐 쥐었다. "여기서부터는 대한민국 형사의 구역이다. 아무도 못 지나가!"
연구소 내부에서는 도준이 마침내 0호기의 심장부에 은침을 꽂아 넣는 데 성공했다. 0호기가 굉음과 함께 쓰러지자, 도준은 비틀거리며 중앙 컴퓨터 앞으로 다가갔다. 그의 눈에선 이제 피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신경계의 과부하로 실핏줄이 터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데이터 전송 버튼을 눌렀다. 위원회의 자금 흐름, 인체 실험 리스트, 그리고 이들을 비호한 정관계 인사들의 녹취록이 실시간으로 세상의 모든 언론사와 수사 기관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전광판에 '전송 완료'라는 메시지가 뜨는 순간, 도준은 자리에 주저앉아 길게 숨을 내뱉었다.
35화의 결말: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또 다른 고동
하지만 안심할 틈도 없이, 연구소 깊숙한 곳의 보존실 문이 천천히 열렸다. 그곳에서 걸어 나온 것은 도준과 똑같은 얼굴을 한, 그러나 훨씬 더 어린 소년이었다. 소년은 도준을 바라보며 무표정하게 입을 열었다. "형, 이제 쉬어. 나머지는 내가 할게." 소년의 손에는 도준의 것과 똑같은 형태의 작두가 쥐어져 있었다. 도준은 경악한 눈으로 소년을 바라보았다. 명단 뒷면에 적혀 있던 '두 번째 생존자'는 도준의 복제체이거나, 혹은 위원회가 준비한 도준의 완벽한 대체제였다. 도준은 마지막 남은 침 하나를 손가락 사이에 끼우며 다시 몸을 일으키려 했다.
35화의 마지막, 연구소 전체에 자폭 시퀀스가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붉은 경고등이 점멸했다. 도준과 소년, 두 실험체는 무너지는 성역 안에서 서로를 겨누었다. 바깥에서는 제문의 총성이 잦아들고 있었고, 세상은 방금 전송된 충격적인 진실로 인해 거대한 혼돈에 빠져들고 있었다. 과연 도준은 자신과 닮은 이 새로운 비극을 끊어낼 수 있을까? 아니면 위원회의 설계는 죽어서도 계속되는 것일까. 맹목의 덫은 이제 도준의 과거와 미래가 충돌하는 잔혹한 결전지로 변해가고 있었다.
제35화 관전 포인트 및 심층 분석
이번 35화는 작품의 클라이맥스인 '성역 침투'를 다루며, 서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합니다. 블로그 독자분들이 주목해야 할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 도준의 초인적 연출: '천마강신'이라는 설정을 통해 무협적 액션과 스릴러의 긴장감을 결합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액션을 넘어 도준의 비극적인 희생을 시각화하는 장치입니다.
- 제문과 도준의 공조 완성: 제문이 물리적 방패가 되고 도준이 진실의 칼날이 되는 구조는, 법과 인간애가 결합하여 거대 악에 맞서는 테마를 완성합니다.
- 충격적인 반전, '제2의 도준': 완결을 앞두고 등장한 새로운 인물은 위원회의 악행이 개인의 일탈이 아닌 '시스템의 괴물'임을 상징하며, 독자들에게 강력한 호기심을 유발합니다.
데이터 전송이 완료되며 사회적 정의는 실현되는 듯 보이지만, 개인의 비극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습니다. 과연 소년의 정체는 무엇일지, 다음 화에서 그 가혹한 운명의 실체가 밝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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