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목의 덫 시즌 2 제1화 - 유산의 집행자, 첫 번째 맥(脈)

보경당의 낡은 약초함에서는 여전히 쌉싸름한 향기가 배어 나왔다. 하지만 그 향기는 예전처럼 죽음을 은폐하는 악취가 아니었다. 3년이라는 시간은 소년이었던 도우를 단단한 청년으로 성장시켰다. 도우는 도준이 남긴 낡은 안경테를 만지며 거울 속의 자신을 응시했다. 은색으로 점멸하던 눈동자는 이제 깊은 밤의 바다처럼 고요한 검은색이었다. 하지만 그 심연 속에는 위원회가 심어놓은 본능이 아닌, 도준이 가르쳐준 '인간의 의지'가 맥동하고 있었다.

비 내리는 밤, 보경당의 기와지붕 아래에서 은침 통을 손에 쥔 채 차가운 도심의 불빛을 응시하며 출정을 준비하는 도우의 비장한 모습


새로운 시작: 보경당에 걸려온 익명의 전화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새벽, 정적을 깨고 보경당의 유선전화가 울렸다. 제문이 마련해준 이 전화기는 오직 한 종류의 소식만을 전했다. 도우는 수화기를 들었고, 건너편에서는 변호사가 된 제문의 나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우야, 화이트 네트워크 놈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어. 이번엔 도심 한복판의 사설 요양원이다. 그곳에 위원회의 '09호'였던 아이가 감금되어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어." 도우의 눈빛이 서늘하게 가라앉았다. 그들은 여전히 과거의 망령을 붙잡고 아이들의 영혼을 갉아먹고 있었다.

도우는 벽장 깊숙한 곳에서 도준이 쓰던 은침통을 꺼냈다. 침통 안에는 도준이 마지막으로 정제해둔 약물이 묻은 침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도우는 그것을 자신의 소매 속에 갈무리하며 나직하게 읊조렸다. "형, 이제 내가 그 아이들을 데리러 갈게." 도우는 보경당의 문을 걸어 잠그고 빗줄기 속으로 몸을 던졌다. 그의 걸음걸이는 도준보다 유연했고, 그의 기척은 바람조차 눈치채지 못할 만큼 은밀했다. 이제 보경당의 처방전은 읍내를 벗어나 거대한 도시의 심장부를 향하고 있었다.

그림자 추격: 도심 요양원의 추악한 비밀

강남의 고층 빌딩 숲 사이에 위치한 '늘푸른 요양원'. 겉으로는 최고급 실버 타운을 표방하고 있었지만, 도우의 감각은 건물 전체를 휘감고 있는 불쾌한 진동을 감지했다. 지하 3층으로 이어지는 엘리베이터의 미세한 마찰음, 방화문 너머로 들려오는 아이들의 억눌린 신음. 도우는 요양원 관리 요원으로 위장해 지하 환기구로 잠입했다. 그곳에서 마주한 광경은 3년 전 요새의 비극과 판박이였다. 하얀 가운을 입은 자들은 '치매 예방'이라는 명목으로 아이들의 전두엽에 전극을 꽂고 있었다.

도우는 분노를 억누르며 은침을 뽑아 들었다. 도준이 '해부'를 통해 적을 무력화했다면, 도우의 기술은 '마비'와 '역행'이었다. 도우가 던진 세 발의 은침은 경비원들의 목 뒤 대추혈을 정확히 타격했다. 그들은 비명 한 마디 지르지 못하고 마치 전원이 꺼진 인형처럼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도우는 아이들이 갇힌 유리 방 앞에 섰다. 그곳에는 초점이 풀린 눈으로 허공을 응시하는 작은 소녀, 위원회의 아홉 번째 희생양이었던 '서린'이 있었다. 도우는 유리창에 손을 얹으며 속삭였다. "괜찮아. 이제 집에 가자."

제1화의 결말: 깨어난 감각과 새로운 적의 등장

유리 방의 보안 장치를 해제하려던 찰나, 요양원 전체에 차가운 경보음이 울려 퍼졌다. 위원회의 잔당들이 세운 '화이트 네트워크'는 이미 도우의 침입을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천장에서 붉은 연기가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복도 끝에서 구두 굽 소리가 들려왔다. 세련된 정장 차림에 무심한 눈빛을 한 젊은 남자, 화이트 네트워크의 현장 지휘관이자 도우와 같은 '개량형 실험체'인 '백우'였다. 그는 도우를 보며 비릿하게 웃었다. "원본의 찌꺼기인 줄 알았더니, 꽤 제법이네? 01호 형."

시즌 2 제1화의 마지막, 도우는 서린을 자신의 등 뒤로 숨기며 침을 고쳐 쥐었다. 도준이 사라진 자리에서 피어난 새로운 싹, 그리고 그 싹을 짓밟으려는 새로운 괴물들의 등장. 도우는 자신의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공포가 아니라, 형이 남긴 유산을 지키기 위한 투지였다. 빗소리가 요양원의 외벽을 때리는 가운데, 도우와 백우의 첫 번째 대결이 막을 올리려 하고 있었다. 보경당의 진료는 이제 서울의 어둠 속에서 다시 시작되었다.


[시즌 2 관전 포인트] 도우의 의술과 백우의 등장

시즌 2의 문을 여는 1화에서는 도준의 의지를 계승한 도우의 본격적인 행보가 그려졌습니다. 이번 시즌에서 주목해야 할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도우의 전투 스타일: 도준이 강력한 신체 능력을 바탕으로 한 '압도적 제압'이었다면, 도우는 보다 정교한 은침 기술과 '신경 역행'을 이용한 '은밀한 무력화'를 선보입니다.
  • 서린과의 만남: 위원회의 9호 실험체였던 서린은 앞으로 도우의 가장 강력한 조력이자 지켜야 할 목표가 됩니다.
  • 새로운 숙적, 백우: 화이트 네트워크가 도우를 모방해 만든 '백우'는 도우의 어두운 이면을 상징하며, 시즌 2 내내 긴장감을 유지하는 핵심 인물이 될 것입니다.

과연 도우는 서린을 구출하고 화이트 네트워크의 포위망을 벗어날 수 있을까요? 다음 화에서 더욱 박진감 넘치는 액션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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